
위반건축물을 한시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법률 제21820호)’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한 달여 만인 6월 16일 정부 공식 관보를 통해 공포됐다. 위반건축물 양성화 특별법으로 불리기도 한 이번 특별법의 핵심은 2023년 12월 31일 이전에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을 한시적으로 ‘사용승인’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사실 위반건축물 양성화 추진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이미 1981년부터 2014년까지 5차례에 걸쳐 양성화 제도를 시행했다. 따라서 이번 특별조치법이 공포되면서 약 12년 만에 양성화 절차가 다시 진행되는 셈이다.
이처럼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에 대해 한시적으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장기간 존치된 위반건축물을 합리적으로 정비해 주거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에 기여하려는 의도이다.
건축업계 역시 이번 조치로 건축물이 기능을 되찾고,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서울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A 건축사는 “특별법이 시행되면 신고단계부터 건축사가 작성한 설계도서·현장조사서가 요구될 것이고, 선행단계에서는 건축물의 현재 상태를 기반해 건축사사무소에서 용도변경, 대수선, 리모델링, 신축 가능성까지 고려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건축주 역시 무조건 사용승인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대지요건에서부터 구조·방화·일조 같은 기본적인 안전 기준이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건축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성화 적용,
주거용 소규모 건축물 대상
이번 특별법이 밝히고 있는 적용대상은 앞서도 밝혔듯이 2023년 12월 31일 당시 사실상 완공된 주거용 특정건축물로서 세대당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인 다세대주택 등 일정 규모 이하의 소규모 주거용 건축물이다.
적용범위는 ▲세대당 전용면적 85제곱미터(증축·대수선한 부분으로서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부문을 포함) 이하인 다세대주택 ▲연면적 165제곱미터 이하(다가구주택 제외)인 단독주택(다만 연면적 165제곱미터 초과 330제곱미터 이하의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의 조례에 따름) ▲연면적 660제곱미터 이하 단독주택(다가구주택에 한정)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고 사실상 주택으로 사용한 건축물이다.
또한 특별법은 영구적인 법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에만 혜택을 주는 ‘한시적’ 성격을 갖는다. 때문에 일정을 놓치면 조건에 부합하더라도 구제받을 수 없다. 6월 16일 공포된 법률은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인 2026년 12월 17일 시행이며, 시행일로부터 18개월간 효력을 가진다.
주의할 점은 시행일이 12월 17일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과 ‘양성화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시·군·구에서도 양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등도 필요해 본격적인 실무시행은 내년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양성화 신청 기간이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동안만 운영돼, 건축주는 사전 건축사와의 상담을 통해 양성화를 위한 실무작업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위반건축물 건축주는 우선 해당 건축물이 2023년 12월 31일 이전에 완공된 주거용 건물이 맞는지, 또 위반된 내용 중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인 다세대주택 등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위반건축물 유형은 크게 6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빌라나 다세대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로 베란다 무단 증축(면적·높이 증가)이 있다. 또한 ▲옥상에 별도의 방이나 주택을 설치한 형태 ▲용적률 초과 문제로 자주 적발되는 사례인 옥탑층 무단 증축(면적·높이·세대수 증가) ▲음식점이나 카페 등이 실외 공간을 무단 확장해 사용하는 사례인 1층 야외공간 무단 증축(용적률·건폐율·건축선 등 위반) ▲임대를 목적으로 필로티 주차장을 실내공간으로 막아버리는 1층 필로티 무단 증축(용적률·주차장 기준 등 위반) ▲수익을 목적으로 방을 쪼개 허가된 세대수 보다 더 많이 구획해 임대하는 세대수가 증가하는 무단 대수선 ▲근린생활시설이지만 실제로는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인 무단 용도변경(근린생활시설→주택) 등이다.

◆일조사선 규정 합리화 통해
위반건축물 억제가 관건
앞서 언급됐듯이 그동안 5차례에 걸쳐 특정건축물 정리법이 시행돼 49만 건의 양성화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위반건축물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데, 이는 일조사선 규정으로 인해 용적률 확보가 어려워 소규모 사업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주거용 위반건축물 58%가 일조사선 규정을 위반하는 무단증축으로 추정돼 법과 현실의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위반건축물은 약 14만 8,000동으로 2015년 8만 9,000동에서 매년 5,000~6,000동씩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중 주거용은 8만 3,000동,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주거용이 4만 6,000동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대한건축사협회도 일조사선 규정 합리화를 통해 국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재산을 보호하며, 장기적으로 위반건축물의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혀왔다. 특히 이런 노력으로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이 높이 10미터 이하의 경우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5미터 이상, 높이 10미터 초과 17미터 이하는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5미터 이상, 높이 17미터를 초과하는 부분은 해당 건축물 각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다만, 경제적 이익 등을 고려한 불법행위들이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 또 언젠가는 양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으로 일소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이번 특별조치법 공포에 따라 위반 사실을 모른 채 거래에 휘말린 임차인과 매수인, 또 이행강제금에 시달려온 소유주에게는 현실적인 출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위반건축물 양성화를 기대하며 혹시 모를 도덕 불감증에 빠져드는 일부 건축사사무소로 인해 전체 건축사들의 명예와 신뢰의 실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행강제금 강화와 위반건축물 양성화를 반복하는 제도의 개선과 악용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http://www.anc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