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한 설계자를 뽑아 질 높은 공공건축물 조성을 위한 설계공모 제도가 공정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자, 심사의 공정성·전문성 강화를 위한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 개정(국토교통부고시 제2026-250호)이 이뤄졌다. 개정된 지침은 7월 1일부로 시행된다.
개정안의 기본 방향은 심사의 공정·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제도의 신뢰성을 제고하며, 이를 위해 ▲건축허브 활용 ▲전문위원회 기능 확대 ▲심사위원 위촉절차 개선 ▲사전접촉 신고 및 제재 시스템 도입 ▲심사결과 공개대상 확대 및 명확화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6월 16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건축사 등 건축업계 관계자, 지자체, 교육청, LH 등 발주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개정 지침 마련은 선진국이 공공건축으로 국가와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는데 반해, 국내 공공건축은 그간 공급 확대에 치우쳐 국민 행복공간 조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특히나 설계공모 전반에 대한 신뢰 부족 문제가 지적되면서 제도 도입 이후 격년에 한번 꼴로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설계공모 참여자 대다수는 여전히 설계공모 제도가 불공정하다고(93.9%, 대한건축사협회 설문조사) 생각하고 있다는 현실도 크게 작용했다.
국토부는 이에 개정 지침은 심사의 공정성·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심사이력 아카이빙 등 공모 전 과정 온라인 플랫폼 기능 강화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공정성·투명성 제고,
심사위원 사전접촉 금지 의무와 사전접촉 정의 명시
우선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무원 의제 처벌조항을 신설한다. 기존에는 심사위원이 부정행위 시 민간인 신분으로 형사상 처벌을 받았지만, 제도 개선으로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시 공무원 신분 의제 대상에 추가된다. 해당 처벌 조항은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공무원 의제 처벌 대상에 추가되면 기본처벌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 가중처벌이 이뤄지면 수뢰액에 따라 5년~10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수뢰액의 2~5배의 벌금이 병과 된다.
현재는 서약서와 확인서만 규정하고 있는 사전접촉과 관련해서는 신고를 비롯해 제제 시스템이 도입된다. 사전접촉의 정의, 신고의무, 신고절차, 제재 근거 등이 신설됐다.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 제12조 전체가 사전접촉금지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된 셈이다.
개정지침에서는 발주기관이 공모 시행 시 공고해야 하는 내용에 사전접촉 금지 의무, 신고와 관한 절차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전접촉을 공고에서 최종심사 이전까지 심사위원, 공모 참가자에 대해 공모 참여를 의도적으로 인식시키거나 금품 등을 요구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심사와 관련해서는 실명이 포함된 위원별 평가 결과와 모든 입상작에 대한 심사위원별 평가 사유서도 공개된다. 아울러 심사위원회의 온라인 실시간 공개도 전 과정을 공개하도록 한다. 다양하고 균형 있는 심사위원회 구성을 위해 특정 유형의 심사위원이 2/3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심사위원 자격은 건축사와 교수, 기타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기존에는 교수 또는 발주기관이 인정한 기타 전문가가 심사위원 구성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있어 불공정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심사의 전문성 강화,
중대한 위반 확인체계 마련
공모안이 지침과 규정에 미흡하거나 변경요소가 현저함에도 당선사례가 존재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반 사항에 대한 확인 주체를 명확화 하고, 중대한 위반 판단 기준 절차도 구체화한다. 대한건축사협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가 법규 위반 작품에 대한 페널티 적용이 미흡하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개정 지침을 통해 전문위원회가 위반 사항을 확인하게 되고, 이를 심사위원회에 보고, 심사위원회는 의결을 거쳐 위반 작품에 대해 제외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공모대상 건축물의 용도에 대한 설계 경험, 연구, 사업관리 이력을 고려한 심사위원 위촉을 유도한다. 현재는 관련 규정이 부재하다. 학교 설계 건임에도, 학교에 대한 심사 경험이 없는 위원이 위촉되거나 공모대상이 공연장일 경우, 공연장 설계 경험이 없는 이가 심사를 맡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어 왔다. 이런 민원 사항에 대응하고, 기계적 공정성 보다 사업의 용도 특성을 고려한 심사위원 위촉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셈이다. 국토부는 관련해 설계·지도·심사 등 관련 이력을 고려하는 등 사업 특성이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임의 규정으로 되어 있던 현장 답사도 의무화한다.
◆온라인 플랫폼 기능 강화,
‘건축허브’에 심사위원 등록 의무화, 심사이력 관리
현재 심사 공고와 결과 정보 등을 세움터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는데, 내년 1월부터는 공모운영 플랫폼인 ‘건축허브’로 일원화된다. 세움터는 건축 인허가 등 기능에 주력하고, 건축허브가 설계공모에 대한 제반 사항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건축허브는 2024년부터 한국부동산원이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35개 발주기관이 이용 중이며 1만 9천여 명의 심사위원 풀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허브’에 심사위원 등록이 의무화되며, 심사총량제를 관리함에 있어 심사위원 개인의 정보에 의존하던 것을 건축허브를 통해 온라인 심사이력 관리가 가능해진다. 심사위원 위촉도 건축허브에 등록된 사람으로 하도록 규정한다.
건축사의 경우 공모 현황과 심사과정, 심사위원풀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발주기관은 건축허브에 회원 가입을 통해 설계공모를 등록하거나 심사위원풀 관리가 가능하다.
국토부 최아름 건축문화경관과장은 “잘 지어진 도서관 등 공공건축과 공간이 시민에게 사랑받는 것은 주민 생활면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부가가치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 되고, 훌륭한 공공건축 조성의 근간에는 설계자와 발주기관 등 관계자의 노력과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도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설계자를 뽑고, 질 높은 공공건축 조성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건축계 단체들과 마련한 개선안을 제도 시행 전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하게 됐으며, 이번 개정 지침을 통해 더욱 공정하고 신뢰받는 설계공모 제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http://www.ancnews.kr)